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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등록금 카드납부 논란, 분할납부제도 확대로 풀어야

긍정의 뉴스 2013. 2. 25. 15:20

최근 대학등록금 카드납부 여부가 사회적 쟁점이 된 가운데, 카드납부와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등록금 부담 고통을 덜어주려는 취지로 대다수 대학들이 도입하고 있는 '등록금 분할납부'(분납)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가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199개 대학(일반대학, 교육대학, 산업대학)의 2012년 1학기 ‘등록금 납부제도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현행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5조 제3항에 따르면, 대학들은 ‘학생이 등록금(입학금은 제외한다) 납부연기신청을 하는 경우 해당 학기에 납부해야 할 등록금(입학금은 제외한다)의 3분의 1이상 3분의 2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납입기일을 2월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등록금 분납을 제도화하고 있다.

대교연 조사에 따르면, 전체 199개 대학 가운데 94.5%인 188개교가 등록금 분납제도를 도입(2012년 2월 현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도입 시기별로는 1996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는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교과부가 대학 등록금 분납 제도 확대를 장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대학의 제도 시행과 별개로 이용학생 수(이하 수치는 2012년 7월 현재)를 보면, 분납 실시 대학 188개교 중 75%인 141개교가 250명 미만의 학생들만 이용하고, 이 가운데 51.6%인 97개교는 100명 미만의 학생들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납제도의 저조한 이용 실적은 대학별 재학생 수 대비 분납 이용학생 수 비율을 보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재학생 5천명 이상 대학 109개교 가운데 분납제도를 전체 재학생의 4%이상이 이용한 대학은 22.0%인 24개교에 불과한 반면, 2%미만의 학생만 이용한 대학이 54.1%에 이르렀다.

분납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은 대학들이 분납횟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188개 분납실시 대학 가운데 분납횟수가 2~3회인 대학이 전체의 70.2%인 132개교에 달한다. 이는 분납 가능 개월 수를 2개월로 제한하고 있는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라 63.9%에 이르는 120개교가 2~3개월로 분납 가능 개월 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 카드납부 문제는 대학과 학부모의 수수료 부담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카드사들이 수수료 이익을 챙기기 위해 이 논란을 의도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으나 이런 논란은 분납제도를 활용하면 대부분 해소할 수 있다.

물론 대학 입장에서는 일시 납부된 등록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면 발생하는 이자 수입 감소를 우려해 이 제도 확대를 꺼려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고통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적극 나서야 함. 현재 대학에서 시행 중인 제도를 적극 홍보해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도 분납제도를 ‘교육과학기술부령’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법령에 직접 규정하고, 분납 대상(현행 규정은 입학금을 제외하고 있고, 일부대학에서는 신입생의 분납을 허용하지 않음)과 분납 기간 그리고 가능 횟수를 획기적으로 늘려 '카드납부 논란'과 '등록금 부담 고통'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